패스핵 : 메이커톤 참여 후기

https://event-us.kr/pathfinder/event/56739

4th 패스핵 : 메이커스페이스와 함께 하는 메이커톤 - 이벤터스

 

 

 

 

 

 

저는 24, 25일 동안 열렸던 패쓰핵에 다녀왔습니다. 애지간하면 바로바로 후기글을 쓰는 저로써는 왜이렇게 오래 걸렸나 싶으실 수 있겠지만 마음의 정리가 조금 필요했습니다.

 

첫 번째로 일단 메이커톤의 특수성이 있었습니다. 기존 본인이 생각해보는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그 자리에서 만드는 것이 주제였고, 그런 만큼 주제를 준비해가지 않으면 현장의 크게 기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사전에 공지한 부분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메이커톤이 열리는 장소였습니다. 원래 메이커스페이스가 아니라 부산 BNK 아트시네마 2층을 활용하였기 때문에 장비가 매우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글루건이 없을 정도였으니 사실 메이커스페이스가 아니라 다른 장소를 임대한 뒤 각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장비를 가져온 수준이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가 합쳐져 각 메이커스페이스에서 가져온 3D프린터가 모두 합쳐 5개의 3D프린터가 존재했습니다.

이 5개의 3D프린터를 통해 80명의 가까운 인원이 사용을 해야 했으니 만약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 주제가 확정되었을때, 대체할 수 있는 문구류 혹은 제작이 가능한 무언가가 제공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메이커톤보다 해커톤의 성격이 짙게 깔려있던 점이었습니다.

5개의 코스 중 2개는 아예 프로그래머 분들이 담당하시는게 맞을 정도로 메이커가 할 수 있는 분야가 없는 주제였습니다.

팀으로 모르는 분들과 매칭되었을때 각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 이야기를 많이 했고, 좋은 주제가 안 나오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럼 제가 할 수 있는게 없는데요" 라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자 할 수 있는 부분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디어 조율이 매우 필요했습니다.

 

아무튼 이런 것들이 겹쳐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였으나 거의 시제품 제작부분은 제가 워낙에 많이 해본 부분이라 빨리 끝내버린 감도 있구요. 차라리 한 번 실패를 했어야 했나??

 

이제까지는 제가 아이디어를 하나 준비해놓고, '아 안되면 이거라도 해야겠다' 라면서 각을 재는 것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쌩으로 이야기하다보면 좋은게 나오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가서 문제가 생겨버렸네요.

 

 

이전 그렇게 상을 타냈던 공모전들

 

 

결국 주제가 정해지고 모델링을 빨리 끝내버린 저로서는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할 수 있는 발표 부분은 마지막쯤에 조립하면서 핵심 부분을 못들어 코스를 잘못 말씀드렸기도 했네요.

 

마지막에 발표할 때는 카메라 초점이 안잡히는 문제가 생기고, 어플리케이션도 터져버려서 여러모로 되는거 하나 없이 끝났습니다.

 

사실 팀원 중 한 분이 주제도 내고, 전체적으로 끌고가는 역할도 하시고, 일도 많이 하셨기에 마지막에 표정이 최악이었습니다. 마치 예전에 공모전을 진행하며 무능한 팀원때문에 다 날려먹은 것 같은 저를 보는 듯하여 그냥 미안하더라구요.

발표 시간이 너무 적어서 가볍게 생각한 것이 제가 안일한 이유였으며, 한 편으로는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닌데 망하면 어때' 라는 생각도 있어서 이렇게 결과가 나온게 아닌가 싶네요.

 

정말 팀 프로젝트의 장 단점이 확실히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초기에 좀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 확실한 컨셉을 이야기하고 포장할때도 같이 이야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까지의 메이커톤은 사실 컨셉을 정하고 직접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시간이 더 많이 들었기에, 이야기를 적게 했으나 너무 아쉬웠습니다. 

좀 잘 생각하고 확실한 주제가 없으면 메이커톤은 사리는 걸로 해야겠습니다.

 

팀원분들한테 종합적으로 미안하네요. 다음에 만날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